1화. 코딩 5분 배운 사람이 AI 앱을 만들어본다.

내 코딩 경력을 솔직하게 말하면 이렇다. 언젠가 제미나이 학습 기능인가에서 덧셈 뺄셈 하는 걸 5분쯤 따라 해봤다.

그러다 "에이,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하고 껐다.

그게 전부다.

변수가 뭔지, 함수가 뭔지 제대로 설명하라면 지금도 아 이런건가? 라는 느낌으로만 알지, 정확히는 모른다.

그런 내가 어쩌다 보니 앱을 출시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거기서 출발한다.

나를 매일 짜증나게 하던 것

나는 이 당시 AI들을 많이 썼다. 셋 다 장단점이 있어서. 클로드, 지피티, 제미나이를 다 켜놓고 쓰는 방식으로 했다.

제미나이는 구글드라이브를 2테라를 줘서 쓰고(갑자기 5테라로 어느 날 바뀌었다), 클로드는 똑똑해서 메인으로 썼다.

하지만 클로드는 pro 요금제를 써도, 사용량의 압박이 있었다. opus 모델은 한도가 너무 빨라서 거의 못했고 sonnet 위주로 사용했다. (그래도 제일 똑똑하다고 느껴졌다.)

지피티는 무료 요금제로 버티는 중이었다. 그냥 참고용. 지피티는 뭘 물어보면 너무 장황하고 길게 늘어놓아서 그냥 무료 버전으로 썼다.

사실 이때는 뭐 모델별 차이 이런건 잘 모르는 상태이기도 했다.

얘가 이렇게 말하면 저기 가서 "얘는 이렇게 말하는데 넌 어때?" 하고 또 물어보고,

클로드 제미나이 답을 복사해서 지피티를 주고, 지피티 제미나이 답을 복사해서 클로드 주고,

이쪽에 붙였다가 저쪽에 붙였다가. 이 왔다 갔다 하는 게 진짜 별거 아닌 것 같은데 계속 반복하자니 너무 귀찮았다.

게다가 나는 뭘 하든 "프로젝트"로 만들어서 쓰는 편이다. 지침 적어두고, 관련 소스 붙여두고. 문제는 이걸 AI마다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였다.

같은 작업인데 클로드에도 프로젝트, 지피티에도 프로젝트, 제미나이에도 프로젝트 만드는 것부터 번거롭고,

컴퓨터 켤 때마다 각 AI 들어가서 그 프로젝트랑 그 채팅창을 다시 찾아 들어가는 것도 일이었다.

(이건 나중에 크롬 그룹탭 기능으로 어느 정도 해결하긴 했다. 작업별로 탭을 묶어두면 다시 켤 때 전에 보던 게 그대로 열리니까.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창을 다시 여는" 문제만 푼 거고, 나머지 불편은 그대로였다.)

또 구글 드라이브도 문제였다. 내 자료는 다 드라이브에 있는데, 프로젝트 소스에 드라이브 파일이 직접 안 들어갔다.

그래서 매번 드라이브에서 파일을 다운받아서 그걸 다시 첨부하는 짓을 반복했다.

지금은 지피티가 드라이브 연동이 되는데, 그때는 안 됐다. 그록도 안 됐던 것 같다. 그리고 지피티는 아직도 드래그드롭이 아닌, 파일 링크를 입력해야 한다.

파일첨부할때 구글드라이브 파일 넣는 것도 불편했다.

우연히 열어본 문 — 구글 AI 스튜디오

구글 AI 스튜디오의 앱 제작 화면

<이미지1-1. 구글스튜디오>

정확히 어쩌다 들어갔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어느 날 구글 AI 스튜디오라는데를 열어보게 됐다.

거기서 "원하는 앱을 말해보라"고 했다.

아, 이게 그거구나. 요새 화제가 되었던 오픈클로 이런 거, 뭐든 자연어로 시키면 해준다던데.

그거 때문에 맥미니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던가?

바이브 코딩이란 단어는 좀 더 뒤에 유튜브에서 듣게 된다.

그 순간 머릿속에 바로 떠올랐다. 그럼 내가 매일 켜놓고 쓰는 지피티, 제미나이, 클로드를 하나로 합친 앱을 만들면 되잖아.

내가 제일 불편했던 것들만 해결해도 충분했다.

  • AI마다 프로젝트를 따로 안 만들어도 되게
  • 프로젝트 소스에 구글 드라이브 파일이 바로 들어가게
  • 메모 기능도 있으면 좋고
  • 그리고 이건 좀 욕심인데, AI들이 서로 답을 주고받아서 요약까지 해주면

이 정도가 처음 그린 그림이었다.

5달러씩 결제하고 시작하다.

일단 API라는 걸 쓰란다. AI를 앱에 붙이려면 각 회사에서 열쇠(API 키)를 받아야 한다고.

하나하나 클로드나 제미나이한테 물어보며 했다.

제미나이는 후불이었고 AI 스튜디오 안에서는 이것저것 해볼 때는 심지어 그냥 쓸 수있었다.

그래서 OpenAI랑 앤트로픽 것만 각각 5달러씩 결제했다. 지피티랑 클로드 열쇠를 산 거다.

첫 연결, 그리고 첫 이상한 순간

화면에 슬롯 세개를 만들게 시키고. 이제 세 AI를 붙일 차례였다.

같은 질문을 던지면 지피티, 클로드, 제미나이가 화면 하나에서 각자 답을 내놓을 수 있게.

실제 앱들처럼 클로드면 opus sonnet haiku 와 같이 high default fast 이렇게 붙이려고 했다.

옴니 LLM의 슬롯별 AI 모델 선택 화면

<이미지1-2 슬롯별 모델>

그래서 실제 모델명을 정확히 알고 싶어서. 각각한테 물어보는데. 여기서 처음 막힌다.

누가 봐도 몇 세대 전 옛날 이름을 대는 거다. 얘들은 진짜로 자기가 지금 어떤 모델인지 헷갈려하고 있었다.

이 얘기는 다음 화에서 제대로 하겠다. 이 "AI가 자기 자신도 잘 모른다"는게, 앞으로 나를 몇 번이나 황당하게 만들 신호탄이었으니까.

(2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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